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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어요.
숨고가 만난 쉰여섯 번째 사람
한국 무용가, 손나혜
혹은
숨고 한국 무용 레슨 고수, 정수연
어떻게 한국 무용을 시작하셨나요?
가장 처음 한국 무용을 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친구가 무용학원을 다녀서 따라가던 게 시작이네요. 2학년 때 하다가 잠깐 쉬고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콩쿠르를 나가곤 했어요. 무용학원은 발레, 현대 무용 등 다양한 무용 교습을 제공했었는데 중학교 때 한국 무용을 전공으로 했어요. 예고 진학하고 그 뒤로 쭉 한국무용을 했습니다.
다른 무용도 아닌 왜 한국 무용을 택하셨나요?
어릴 때 정한 거라 어린 마음이 있었죠.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의상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발레나 현대 무용 같은 건 딱 달라붙거나 보통 한 가지 의상으로 간소화되어 있는데 한국무용은 의상이 너무 이쁜 거예요. 치마를 입고 돌 때도 우아하고 아름답고요.
그리고 나머지 이유는 음악과 춤에 한국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 무용은 부채춤, 승무, 정재, 처용무, 살풀이 등 다양하게 있는데 하나하나가 의미 있고 전통 있는 데다 음악도 한국적 요소가 가득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간단하게 말해서 제 눈에는 정말 아름다워 보여서 한국무용을 선택했어요.
벌써 한국무용 경력이 15년 차입니다. 혹시 레슨 외 공연 활동은 하고 계시나요?
고등학생 때까지 국내외 다수 공연에 많이 참여했지만, 대학 학부생 때는 외부 공연이 안되기 때문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어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무대에 나서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한국 무용 무대는 어떤 기회로 주어지나요?
보통 재단이나 단체에서 초청해요. 시에서 부르기도 하고요. 저는 무용단은 준비하고 있지 않지만 무용단도 있습니다. 무용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입시 준비 과정처럼 오랫동안 오디션을 준비해야 합니다.
숨고에서 한국무용 레슨뿐만 아니라 요가/필라테스 레슨도 제공하고 있으세요.
요가, 필라테스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항상 관심이 많았어요. 졸업하기 전에 꼭 배우고 싶었거든요. 학교 바로 앞에 학원이 있어서 방학 때 열심히 나가서 배우다 보니 지도자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증도 땄어요. 그 덕분에 숨고에서도 한국무용뿐만 아니라 요가/필라테스 레슨도 제공하고 병행하기도 해요.
한국무용을 전공해서 도움이 되거나, 힘들었던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무용을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스트레칭도 좋고 유연성과 근력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한국무용을 가르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요?
아무래도 입시생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뚜렷한 목표를 위해 함께 치열하게 준비하거든요. 결과에 상관없이 점차 발전하는 수강생의 모습에 뿌듯하기도 하고, 저 스스로 굉장히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곤 해요.
예고 진학 입시생 같은 경우 입학 희망 예고의 기본 요건에 맞춰야 해요. 기본 동작이랑 지난 입시 오디션 영상을 보고 따라 지도하죠. 그리고 당해 오디션 날짜 3일 전, 일주일 전에 과제가 나오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지도해요.
고수님은 한국무용 레슨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계시나요?
취미 수강생 같은 경우 한두 달 동안 기본기를 다지고 이후 창작이나 전통 작품으로 진도를 나가요. 보통 원하시는 작품 예를 들어 태평고같은 특정 곡을 원한다면, 그 곡에 맞춰 진도를 나가고 아니면 마음에 드시는 음악을 알려달라고 해서 안무를 짜주고 창작무용으로 레슨을 제공해요. 최대한 한국무용을 재밌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보통 젊은 직장인 여성 수강생이 많아요.
고수님만의 레슨 스타일이나 차별점이 있나요?
저는 꼼꼼한 성격이라 레슨을 할 때도 전체적인 흐름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단순히 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죠. 미리 동작을 분석하면 수업 시간에 진도 나가기 수월해요.
보통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세요?
요즘 Art-fit이라는 운동을 배우고 있어요. 잘 모르는 분들이 많고 생소한 운동일 텐데 간단히 말해서 무용에 필요한 근육을 적절하게 자극하는 운동이에요.
제가 중학생 시절, 입시를 지도해주신 선생님께서 만드신 거예요. 무용할 때 쓰는 근육을 일반 운동으로 자극하고, 어떤 동작을 취할 때 주로 쓰는 근육 부위를 자극하고 키우죠.
혹시 고수님의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나요?
올해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멀리 본다면, 언젠가 예술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직접 안무를 짜고 작품을 기획해서 공연도 뛰고 싶어요! 무용계에서 꾸준히 창작활동과 무대에 서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무용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조언해주실 수 있나요?
저도 아직 어리고 성장하는 중 이에요. 하지만 나름대로 조언을 한다면 '예술이란 정답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모방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만의 움직임을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하고 싶어요.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몸을 자유롭고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또한, 무용은 단순히 움직임에 국한된 게 아니에요.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몰랐지만 대학생이 되고 더 나아가다 보니 아무리 춤을 잘 춰도 감정이 없으면 감동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만큼 표현력이 중요해요.
성실히 연습하면서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노력의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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